뭐 아무튼 그래서 버스는 잘 잡아타고 본가에 올 수 있었다.
웰컴키트 및 간식코너
칫솔세트, 후드집업, 빼빼로, 머그컵 정도 받은 것 같다.
펜과 종이가 자리에 넉넉하게 놓여있었는데, 사소한 부분이지만 마음에 들었다.
스타벅스 아이스아메리카노/핫아메리카노 및 얼음컵 등이 편리하고 넉넉하게 비치되어 있었고, 냉장고에는 몬스터와 다양한 음료들이 가득했다. 샌드위치도 인당 하나씩 있었는데..! 이 정도로 잘 챙겨두실 줄 몰라서 서브웨이를 먹고 온 터라 먹기 애매해서 아쉬웠다.
다음에는 샌드위치와 간식들이 비치된다고 메일 안내에 같이 적어주시면 좋을 것 같다. 굉장히 푸짐한 편이므로 생색을 이빠이 내셔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덕분에 시작 전에 왼손에 아아 오른손에 몬스터를 쥐고 마시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대회
시작하자마자 일단 A, B를 손쉽게 풀었다. 내가 B를 굉장히 빨리 푼 것 같던데 이건 알고리즘 트레이닝 초록책에 적힌 ’해밍거리‘ 파트를 꼼꼼히 읽었던 경험 덕이다.
나이브 제곱 솔루션이 반복문이 심플하면서 XOR+빌트인 조합이기 때문에 상상 이상으로 빠르다는걸 모르는 분들이 좀 계신 것 같았다. 아마 실측 실행 시간이 100ms도 안 나왔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좋은 문젠가? 하면 애매한 것 같다. 모르는 분들한테는 조금 억울할 만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뭐.. 다같이 이 기회에 알아가면 좋지 않을까?
C는 읽다가 너무 삼천포로 빠져버렸는데, 그 이유는 내가 다다음주 쯤에 동아리에서 강의할 슬로프 트릭 강의 준비 때문에 뇌가 반쯤 슬로프 트릭에 젖어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D, E 견적을 좀 보기 위해 훑어봤는데 E를 보니 제한이 6만이어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이는 쿼리를 루트씩 묶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제한이기 때문이다. 물론 10만이어도 각을 볼라면 봐야 하므로 제한을 더 늘려도 되지 않았을까 싶긴 하다. (LCA를 상수로 짜면 되니까 ㅋㅋㅎㅎㅈㅅ) 아무튼 그.. 트리 루틴 상 필요한 것들을 좀 짜고 쿼리 받으면서 뭐 해줘야 하는지 생각하다 보니까 그냥 단순한 문제는 아니라는걸 깨달았다. flush 하는 부분을 너무 대충 생각해버렸던 것인데, 이거 처리가 안 된다면 업데이트가 없는 버전도 못 풀기 때문에 살짝 쫄렸다. 하지만 그동안 쌓아온 트리 짬밥으로 끄적이다 보니 리루팅 dp 좀 돌리면 되겠다 싶어서 짰고, 약간의 디버깅 후에, 실수 없는지 몇 가지 테스트 좀 해보고 제출했다.
그리고 채점 로딩 광클을 시작했다. 채점이 2분 정도 돌아가더니 한 번에 100점이 나와서 기쁨의 몸부림을 쳤다.
하지만… arnold518님과 같은 74분에 맞혔건만 초단위 차이로 퍼스트 솔브를 뺏긴 것 같았다. 너무 아쉬웠다…
그러고서 다시 C에 돌아간 뒤 슬로프 트릭 방향으로 긍정적 검토를 하다가, 아무래도 몬가몬가 뇌절이 맞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맨 처음 했던 접근으로 돌아갔다.
알고보니 그냥 맨 처음에 접근 잘 하고 있었는데 불현듯 슬로프 트릭한테 잠식 당한게 문제였다.
아무튼 처음 접근으로 돌아가서 차근차근 생각하면 어려운 문제는 아니었다. 적당히 코드를 짜고 제출했고, 30점 정도 받은 것 같았다. 의심스러운 이진탐색 속 범위 상한을 좀 늘려서 다시 제출했는데 또 30점인가 그러길래, 한숨 쉬면서 다 int128로 무지성으로 바꾼뒤 제출해서 100점을 받았다.
이때만 해도 무난하게 상 하나 들고 갈 줄 알았는데, 내가 미리 대회 정보를 안 읽어보고 간 탓에… 6명만 준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슬로프트릭 이슈로 인해 남은 시간은 30분 정도로 그리 길지 않았고, D번에서 적당히 긁는 것 정도가 관건일 거라 생각했다. 31점짜리 가장 쉬운 섭태에 초점을 맞춰 잘 코딩했는데 어이없는 실수를 해서 0점을 받았고 고치지 못하고 대회가 끝났다. 끝나고 고민해보니까 하면 안 되는 실수였는데 너무 아쉬웠다.
이벤트장?으로 이동해서 홍보 세션을 들은 뒤, 스코어보드 프리즈 해제 이벤트가 있었다.
스코어보드 프리즈 해제 이벤트는 프로그래밍 대회의 피날레인데 참가자들이 피곤하다고 생각하신건지 진행을 스킵하셔서 아쉬웠다. 도파민이 많이 나오는 이벤트기 때문에 안 그러셔도 됐을거라 생각한다. (대회 일정 조금 늦어진다고 막 다급한 사람들은 보통 없어서)
스코어보를 그래서 딱 깠는데 7등이었다. https://softeer.ai/contest/scoreboard/10882
엄…
9등하신 분이 널 보면 위로가 된다 너 덕분에 행복하다고 하더라.. 누군가가 나 덕분에 행복해졌다면 그걸로 된 것이다…
100만원을… 받고서 그대로 현대자동차에 기부했다고 생각하도록 하자! 애초에 별 생각 없이 왔고 상금 있는 줄도 몰라서 뭐 넵 화이팅!!
아무튼 이렇게 좋은 자리에 신경 많이 써서 불러주셔서 대회 주최측 분들께 너무 감사드리고…
더 분발해서 다음에는 상금 제가 먹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상금이 중요한 건 아니고 상을 따는 쾌감이 좋은거라서 내년에는 참가 인원이 늘을 것 같으니 시상 인원도 늘어나면 좋을 것 같습니당..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캬